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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의 태교 숲길 ‘중미산자연휴양림’ 여드름 꽃이 얼굴 가득 피어올랐던 여고생 시절의 불안감은 대학에 가면 다 끝날 줄로 믿었다. 하지만 스무 살이 되고, 대학을 졸업해 세상에 첫 발을 내딛고도 그‘성장통’은 계속 되고 있다. 어른이 되면 다 해결될 것으로 철썩 같이 믿었던 나는 어찌해야할 줄 몰랐다. 그때마다 숲의 향기를 가슴 가득 담으러 훌쩍 떠나곤 했다. 숲은 아무런 대답을 내놓진 않지만 그 따뜻한 햇살과 초록의 나무들 이‘괜찮아. 괜찮아.’엄마처럼 포근히 안아주는 것 같았다. 7월, 여름 감기와 더불어 끙끙 앓았던 문제들로 인해 몸도 마음도 지쳤다. 필사적으로 서울에서 가장 가깝다는 중미산 자연휴양림의 울창한 나무들을 찾아 길을 나섰다.

#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청정한 숲길 ‘중미산자연휴양림’

서울에서 출발해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하는 양수리를 지나 냉면으로 유명한 옥천을 거쳐 꼬불꼬불 산길을 올라가 보면 중미산 자연휴양림의 표지판이 보인다. 서울에서 1시간이면 중미산 자연휴양림에 도착하게 된다. 제1매표소에는 캠핑을 할 수 있는 야영장이 있고, 제2매표소에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중미산 자연휴양림은 해발 834m의 중미산 농다치고개 너머 분지 속에 있는 침엽수림이다. 중미산 자락에 자리한 자연휴양림의 맞은편 유명산 자연휴양림은 늘 등산객으로 북적거리지만, 이곳은 조용하고 평화롭다. 한때는 건강한 자연을 위해 자연휴식년제에 묶여 있어 출입이 제한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청정하고 맑은 공기가 숲을 감싸고 있다.

중미산 자연휴양림은 1시간 30분쯤 걸리는 1.2km 숲길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한 구간이 전국 유일의 임산부를 위한 ‘태교의 숲길’이다. 스피커에서는 태아와 임산부에게 좋은 클래식이 흘러나오고 숲길 중간 마다 태교에 좋은 예쁜 시와 글귀가 적혀 있다. ‘엄마가 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라.’,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그리며 꿈꾼다.’, ‘태아는 완전한 인격체이다.’등 행복을 주는 생활태교의 푯말이 보인다. 이 숲길을 걸으며 자연 속에서 태교 방법을 배울 수 있고, 동그란 의자에 앉아 편안한 마음으로 태아와 함께 호흡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임산부가 태아와 함께 운동할 수 있도록 너른 평상을 배치해놓은 배려도 태교를 위해 이곳에 온 부부를 기쁘게 한다.

# 자연과 벗하며 마음의 휴식을 갖는 시간

중미산 자연휴양림은 태교를 위한 숲길로 조성되었지만, 아등바등 살아가는 일상에 지친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도 편안하고 산뜻한 공기가 스며들게 한다. 침엽수림으로 둘러싸인 숲 속학교 근천에는 긴 통나무 벤치가 놓여 있다. 몸을 길게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니 햇빛에 반짝이는 순하디 순한 나뭇잎과 둥실둥실 떠다니는 구름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산책로의 반환점쯤 되는 곳에 작은 옹달샘이 있다.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끼가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노래가 떠올라 잠시 흥얼흥얼 거려본다. 작은 동물들이 목을 축일만큼 귀여운 옹달샘이었다. 또한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중간 중간 졸졸졸 시냇물이 흐른다. 양말을 벗고 차갑고 깨끗한 물에 발을 담근다. 아주 잠시지만 현실의 인간 세계를 떠나 오롯이 자연과 벗하며 산다는 상상의 사람인 신선이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나비와 벌레가 너무 많았다. 함평 나비축제보다 더 많은 나비들이 하얀 날개를 펄럭이며 숲 속을 날고 있었고, 다양한 벌레들과 부지런한 개미들이 집을 짓고 있었다. 가끔 벌레들을 보며 놀랐지만, 함께 동행한 친구는 “이 휴양림 그만큼 깨끗한 게 아닐까?

굳이 인간의 힘으로 환경을 만들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나비도 모이고, 벌레들도 저마다 집을 지으며 이 숲과 함께 공존하는 게 그 증거가 아닐까?”라고 말을 건넸다. 사실 중미산 자연휴양림에는 낙엽송, 소나무, 잣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층층나무와 고사리, 취나물, 곰취, 더덕, 약초, 버섯류가 많이 자생한다. 모든 생물들이 공존하며 모든 걸 평화롭게 만들어준다.

# 숲 체험가와 함께하는 즐거운 자연탐구생활

중미산 자연휴양림은 임산부를 위한 태교의 숲길인 동시에 가족을 위한 자연학습장이다. 숲체험가가 매일 2회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제2매표소에서 함께 출발하며 생태 공부에 도움을 준다. 숲 체험가는 묻는다.

“자연과 생태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아이들과 어른들이 머리를 맞대지만 쉽사리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
“자연은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않고 저절로 생겨난 산, 강, 바다, 식물, 동물 같은 존재나 그것을 이루는 지리적, 지질적 환경이에요. 또 생태란 생물이 살아가는 모양이나 상태죠.”

즉, 자연은 환경이고 생태는 조건이라고 한다. 결국 이 모든 테두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숲도 사람도 다양한 상호작용에 의해 건강할 수 있는 것이다.

고개를 끄덕일 만큼 쉽고 명쾌해 어린 시절 선생님과 함께 자연학습을 나온 기분이 든다. 게다가 물푸레나무엔 천연색소가 들어 있다고 한다. 직접 나무껍질을 벗겨 물에 담그니 청보라의 물결이 아름답게 일었다. 자연의 신비란 이런 건가 싶어 흥미롭다. 함께 온 엄마와 아빠도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풍경을 보는 것 또한 절로 행복해진다.

숲은 인간을 치유한다. 건강치유 효능이 뛰어난 피톤치드를 내뿜는 숲은 천연의 향균 물질로 유해물질과 스트레스에 시달려 온 심신을 편안하게 해준다. 게다가 가파르지 않은 산자락의 산책로, 따뜻한 햇살과 초록의 나뭇잎, 선선한 바람결과 투명한 공기, 맑은 물, 흙냄새, 새의 지저귐까지 듣고 있노라면 끙끙거리던 몸과 마음에 빨간 약을 바른 것 마냥 치유되는 기분이 든다. 언제나 인간을 보듬어주는 초록의 숲에서 7월에는 힘들고 지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쉬는 건 어떨까?

글 + 사진 : 이수진 기자(자유기고가)

원문 보기 : http://webzine.hite-jinro.com/2011/07/rest/rest_1.asp?Depth1=3&Depth2=1
      행복충전/발길 따라 걷다보면  |  2011. 7. 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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