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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안의 섬, 강화도 석모도 - 어렸을 적 자주 섬에 갔었다. 아빠는 낚싯대를 휘리릭 바다 속으로 던지고, 엄마는 돗자리 위에서도 분주하게 컵라면과 집에서 싸온 김밥을 바다에서 갓 나온 우리의 입으로 집어넣었다. 우리는 넘실거리는 파도의 리듬에 따라 바다를 향해 앞으로 뛰었다가 뒤로 되돌아 뛰기를 반복했고, 바위틈에 손을 집어넣어 작은 게를 잡았다. ‘섬’을 생각하면 늘 따뜻한 꿈을 꾸는 것 같다. 11월, 깊어진 가을 속에서 어린 시절의 따뜻했던 추억을 쫓아 섬으로 떠나야겠다.
 
배를 타고, 버스를 타고 떠난 석모도

외포 선착장(석모도로 들어가는 배)

주룩 주룩 가을비가 내린다. 이 비가 내리고 나면 ‘가을’보다는 ‘겨울’에 가까운 차가운 공기가 세상을 감싸겠지? 더 추워지기 전에 섬으로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마음으로 비를 뚫고 강화도로 향한다. 믿을 수 없는 기상청 예보지만, 우리가 도착하는 점심때는 햇빛이 쨍하고 뜬다고 했다. 무수히 빗나간 일기예보에 매번 불신을 가지면서도, 또 다시 한 번도 속아본 적 없는 사람처럼 간절하게 일기예보가 맞길 기대하며 강화도로 향한다. 서울에서 강화도 까지는 1~2시간의 가까운 거리다.

섬인 강화도에서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 안의 섬 석모도로 가기 위해서는 외포리 선착장으로 간다. 배를 기다리고 있을 때까지 비가 내리고 있어 울상이 되지만 배를 타자 거짓말처럼 비가 멈추고 햇빛이 고개를 든다. 배 밖으로 나가 끼룩 끼룩 우는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준다. 매섭게 날아들어 새우깡을 채가는 갈매기들은 여행객에게 재밌는 광경이다. 하지만 이런 습관이 갈매기의 물고기 잡는 사냥 능력을 잃게 한 게 아닌가 싶어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인간처럼 갈매기에게도 제각각의 다양한 인생이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행복충전/발길 따라 걷다보면  |  2011. 11. 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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