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웹진 6월호] 유구한 역사의 숨결이 살아숨쉬는 그리스 /정태관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Acropolis)는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물론 2007년에는 공식적으로 유럽의 세계유산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공표될 만큼 어마어마한 가치를 갖고 있는 곳이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는 방어에 유리한 고지대에 자리를 잡았는데 높다는 뜻의 ‘아크로’와 도시국가를 뜻하는 ‘폴리스’가 합쳐져 아크로폴리스라 불렸다. 각 도시에 아크로폴리스가 있었지만 현재에는 아크로폴리스라 하면 일반적으로 아테네의 것을 뜻한다.
아테네 어디에서나 바라볼 수 있는 아크로폴리스는 몇천 년전 과거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아테네의 상징이다. 그리스 건축물의 걸작이라 불리는 파르테논 신전, 에렉테이온과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등 주요 사적이 리카비토스 언덕에 속해있다. 아크로폴리스와 그리스의 역사를 모르더라도 이곳에 오르면, 2009년 개봉한 영화 ‘나의 로맨틱 가이드’에서 주인공 조지아가 좋아한다는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 사이로 부는 바람 소리’가 그냥 단순한 바람소리가 아닌 것은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다.


하늘에 떠있다는 뜻의 그리스어 메테오로스에서 유래된 메테오라는 수직으로 솟아오른 기암괴석들과 그 위에 건설된 수도원들이 있다.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기도와 명상에 정진하기 위해 수도사들이 기암괴석의 동굴이나 갈라진 바위틈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또한, 14세기 수도원이 많이 모여 있던 그리스도교의 성산 아토스산이 슬라브족에게 점령되면서 많은 수도사들이 이들을 피해 메테오라에 자리를 잡으면서 기암괴석 위에 수도원이 생기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수도사들만 생활하던 이곳이 일반에 공개되면서 여자들도 방문할 수 있게 되었지만, 치마를 입거나 화려한 옷은 입장이 제한될 수도 있다. 전쟁의 시대에 아토스산을 떠나와 이곳에 정착한 수도사들이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들 때문에 다시 아토스산의 수도원으로 옮기고 있는 반대의 상황이 생겼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성한 파르나소스산 기슭에 있는 델피는 델포이라는 고대 그리스어로도 자주 불리고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델피를 지구의 배꼽(중심)으로 믿으며 세워둔 돌 ‘옴파로스’와 그리스에서 가장 오래된 신탁의 장소인 ‘아폴론 신전’이 유명하며, 이 일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델피의 아폴론 신탁과 관련된 소크라테스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그리스의 현인 소크라테스의 지인이 델피에서 신탁을 청했는데, 그리스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이 소크라테스라는 신탁이 나왔다. 소크라테스와 함께 그 이유에 대해 궁리를 하였다. 그 결과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무지를 알고 있다는 ‘무지의 지’를 깨닫고 있기 때문에 가장 현명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후 나온 말이 “너 자신을 알라”였다고 한다.



사진제공 : 김지훈(블루여행사)